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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칠이 씨리즈 40탄, Passive 형 ESA 레이다

신참! 2014. 3. 29. 15:44

* 39탄을 읽지 않은 분은 39탄을 먼저 읽고 오기 바랍니다. 그래야 이해가 됩니다.

땡칠이 씨리즈 40탄. Passive 형 ESA 레이다.

Passive 형 ESA 레이다를 알아보기 전에 간단한 기초부터 살펴보기로 합니다. 먼저 레이다를 구분하는 여러 기준 중 하나로 레이다의 파형 (waveform) 에 따라 펄스 레이다(Pulse radar - PR) 와 연속파 레이다(Continuous Wave Radar - CW) 로 나누어지지요.
PR 은 방사되는 전파를 톡톡 끈어서 ( ~ ~ ~ ), 사이사이에 짬을 두어서 방사하는 방식이지요. 이 펄스파 운용이 여로 모로 장점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레이다가 PR 입니다. 반면 일루미네이터 같은 추적 조사 레이다는 그 특성상 연속파를 사용하지요.

또 여러분이 물리시간에 배운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여, 목표물에서 반사되어 온 도플러 변화량(Doppler Shift)을 분리, 신호처리에 이용하여 다양한 정보를 얻고, 이걸 바탕으로 여러 가지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게 만든 레이다를 Doppler radar 라고 하지요. 펄스 레이다이면서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는 레이다를, 여러분이 잘 알고 있듯이 “펄스 도플러 레이다”라고 합니다.
전투기의 경우 3세대 전투기부터 펄스 도플러 레이다가 장착되었지요. 그 이전 기체인 F-4 나 F-5 는 “펄스 레이다”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금 설명하는 PESA, AESA 레이다들도 기본적으로는 다 펄스 도플러 레이다에 속합니다. 너무도 기초적인 얘기지만, 초보자를 위해서 간단히 정리를 하고 갑시다.

앞서 39탄에서 설명한 대로, PAssive 형 ESA 레이다는 변화된 부분이 안테나 관련 파트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내부 구조는 기계식(MSA) 레이다와 같은, 독립된 Transmitter, Receiver, Duplexer, Exciter, 고전압 파워 서플라이 와 같은 주요 구성품을 갖추고 있지요. 먼저 PESA 레이다의 얼굴마담 격인 Phase Shifter 에 대해 알아봅시다.

* PESA 의 핵심 Phase Shifter.

Phase Shifer 는 (Active 형의 T/R 모듈과 마찬가지로) 안테나 하나 당 수백에서 수천 개가 사용되므로,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해야 할 것과 가벼워야 하는 점이 중요합니다. 절대적으로 싸고 가벼워야지요. 작을수록 좋고. 아울러 송신시 내부 transmit 에서 보내온 전자기에너지를 손실 적게 방사해야 하고 수신된 반사파 에너지도 잘 보존시켜 receiver 로 보낼 수 있는 전기적 특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Phase Shifter 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PESA 안테나에 사용되는 것은 Diode 형과 Ferrite 형입니다.

(1) Diode Phase Shifter
다이오드 Phase Shifter 는 “Semiconductor(반도체) Phase Shifter"라고도 합니다. 낮은 전력에서도 양호하게 작동하고 보다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지요. 반응속도도 빠르고 무엇보다 그 자체가 전자 소자이니 만큼 집적회로로 구성하거나 다름 부품과 패키지 형태로 만들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요즘 대화력전 관련하여 관심이 높은 AN/TPQ-37 Fire Finder 레이다가 이 방식이지요. 모두 360 개의 diode phase shifter 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2) Ferrite Phase Shifter
페라이트 Phase Shifter 는 대출력 시스템에 적합하지요. 대출력용으로 만들기도 쉽고, 콘트롤하기도 쉽지요. 주파수 3 GHz 이상에서 출력손실이 더 적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지스 시스템의 AN/SPY-1 레이다와 패트리어트 시스템의 AN/MPQ-53 이 대표적입니다.
페라이트(Ferrite)는 산화된 금속 분말(주성분은 산화철, 구리나 니켈, 때로 리튬 같은 경금속 산화물도 섞음)을 가압성형, 열처리하여 단단한 물체로 만든 거지요. 로드(Rod:둥근막대) 형태로 Phase Shifter 몸체(Housing) 내부에 장착하는데, 이 "페라이트 로드"의 물질특성이 phase shifter 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Ferrite 는 여러분도 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일반 전기 전자 제품에도 폭넓게 쓰입니다. 또한 앞서 말한 대로 이 페라이트 분말을 화학 안정제와 페인트에 섞어서 전투기에 칠하기도 하지요. 바로 스텔스 도료에 사용됩니다.)

Phase Shifter 는 Phase 상태를 스위칭해주어야 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하기도 하지요.

(1) reciprocal type - 송신(transmit)과 수신(receive) 작업을 동시에 수행.
(2) nonreciprocal type - 송신, 수신 작업 중 하나만 수행. 짧은 시간 동안에 switch 로 Phase 상태를 번갈아 바꿔주어야 함.

참고로 모든 다이오드 Phase Shiter 는 reciprocal 방식입니다. 페라이트 phase shifter 는 reciprocal 방식(Dual mode)도 있고, nonreciprocal 방식도 있지요. 아래사진은 패라이트 패이즈 쉬프터의 사진과 분해도 입니다.

 

 

 

다음 그림은 페라이트 패이즈 쉬프터를 지지대에 끼워 안테나를 구성하는 장면입니다.

 

 

 

 

위 사진에도 나왔지만 미국은 이미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에 이르는 동안, 저공침투와 스텔스성이 강조된 2기종의 폭격기 B-1B 와 B-2(AN/APQ-181) 에만 PESA 레이다를 장착하였지요. 전투기용으로는 실용화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액티브형과의 커다란 격차 때문인데, 이점은 다음편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지요.



자 이제 전투기로 다시 돌아야 봅시다. 많은 분들이 왜 ESA 레이다가 Azimuth 탐지한계가 120도가 되느냐고 물었었는데, 아래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 ESA 레이다의 탐지각도 제한. (Maximum practical field of regard)

 

 

참고로, 120도 한계는 수신효율을 유지한다는 관점에서만 보았을 때이고, 빔 확대효과 등을 고려하여, 전술상황 파악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면 90도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하지요. 전투기와 달리 기동성이 떨어지고 미사일과 항공기, 적함선 등 많은 위협요소에 대처해야 하는 함상용 시스템의 경우, 줄어든 스캔 단면적이 Broadside 대비 70 % 정도인 +- 45도, 즉 90도 정도가 그 한계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지스 시스템도 4개의 안테나를 배치하여 90도씩 감시하도록 하고 있지요.


* ESA 레이다의 MSA 레이다에 대한 장점.

전투기 ESA(패시브/액티브 공통) 레이다가 기계식 레이다에 비해 갖는 장점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다만 먼저 말한 대로 액티브형은 여기에다 패시브형이 갖지 못한 더 많은 장점들을 또 갖추고 있는데, 이 점은 다음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지요. (아울러 이중 대부분은 함상 및 지상 시스템의 ESA 레이다가 갖고 있는 장점이기도 하지요)

(1) Extreme Beam Agility. (뛰어난 빔 운용성)
(2) High Reliability. (높은 신뢰성)
(3) Low Antenna RCS. (낮은 안테나 RCS)


(1) Extreme Beam Agility. (뛰어난 빔 운용성)
Agile 하면 “날렵하고 민첩하고” 뭐 그런 뜻이지요. 기계식보다 뛰어난 빔 운용성을 갖게 됩니다. 기계식 레이다의 유압모터는 고속이지만 1초에 100 - 150 도 정도로 안테나를 움직일 수 있지요. 예를 들어 Azimuth 120 도 스캔을 하고 있는 경우 한쪽 끝에서 콘택트된 목표물에 다시 전파를 쏘아 정보를 refresh 하는데 1초 정도가 걸린다는 계산이 나오지요. 평판 안테나가 기계적으로 정해진 운동을 해야 하니까. 하지만 ESA 레이다는 BSC 가 간단한 수학적 연산을 통해 빔의 방향을 판단하므로 1/1000 초 정도면 끝에서 끝으로 빔의 방향을 옮길 수 있지요. 아래그림을 참조바랍니다.

 

 

 

이러한 빔 편향성의 극대화가 가져오는 이점은 많습니다. 중요한 내용이니까 정리를 해보도록 하지요.

a. Search and Track Mode. 표적 탐지와 동시 추적을 시작할 수 있지요. 표적을 탐지함과 동시에 안테나가 다시 돌아올 때를 기다릴 필요 없이 빔을 그쪽 방향으로 제어해서 추적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을 갖춘 모드를 종래의 Track While Scan(TWS) 모드와 구분하여 Search and Track Mode 라고 부르지요.

b. Simultaneous Mode - 복수의 빔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2가지 모드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계식 레이다가 공대지 모드로 지형 매핑이나 지형추적 비행을 하고 있으면 공중 감시는 동시에 할 수가 없지요. 잠시 모드를 공대공 모드로 바꾸기 전에는. 허나 ESA 레이다는 복수의 빔을 각각의 모드에 할당하여 매핑을 하면서 공중감시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똑같이 복수의 빔을 쏘더라도 액티브형은 주파수를 비롯한 전파의 특성을 빔마다 다 다르게 쏠 수 있기 때문에 RWR 등과 관련된 전자전 환경에서 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요)

c. High multiple targets accuracy. - 복수 목표물을 추적할 때도 기계식 레이다는 자료갱신율(refresh rate)에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지요. 안테나가 기계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 경우 자료갱신율 제한에 따른 목표물의 정보(속도, 거리, 방향)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ESA 레이다는 각각의 목표에 복수의 빔을 할당하여, 기계식 레이다가 Single Target Track(STT) 모드에서 얻을 수 있을 정도의 목표물 정보 정확성을 목수목표 추적에서도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d. Scan Volume Outside search - 근거리 표적 스캔 범위 외 탐지.
기계식 레이다는 스캔하는 영역(Scan Volume)이 부채꼴 모양으로 되어 있어 가까이 접근하면 사각지대가 커지는 형태를 하고 있지요. 야구장 모양을 생각하면 되지요. 홈 플레이트 근처는 면적이 좁아서 조금만 벗어나도 파울이 되는 것처럼, 적 전투기나 미사일이 이 사각지대로 접근하면 근거리에 도달해도 이쪽에서 탐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요. 허나 ESA 레이다는 안테나 외곽지역의 Phase Shifter 나 T/R 모듈 일부를 할당, 주 스캔 볼륨 외에 보조적인 스캔 볼륨 지역을 설정, 스캔하여 (비록 근거리에 한정되지만) 탐지, 추적을 할 수 있지요.

e. Increasing detection range - 최대 탐지거리 연장. 보통 기계식 레이다들은 고유의 출력에 따라 탐지범위가 한정되게 됩니다. ESA 도 그렇지만, RCS 값이 작은 물체를 탐지할 때 쓰는 테크닉인 Sequential detection 기술을 사용하여 탐지거리를 얼마간 연장시킬 수 있습니다. (약 25 % 정도) 이 기술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을 하지요.

(2) High Reliability. (높은 신뢰성)
모든 정밀 제품은 고장이라는 문제점을 안게 됩니다. 더 복잡할수록 고장요인은 많아지지요. 전투기 레이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장율의 증가는 전투기 작전 투입에 지장을 줌은 물론 유지, 정비비용을 상승시키지요. 그래서 MTBCF 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고장율을 평가합니다. MTBCF 는 Mean Time Between Critical Failure 의 약자로서 "심각한 고장이 발생하지 않는 동안의 시간", 곧 "고장수리 없는 작전투입 가능시간"을 의미합니다. 이시간이 길수록 고장이 덜 난다는 뜻이지요. 기계식 레이다의 안테나 파트, 곧 유압모터, 자이로 시스템, 로터리 조인트(본체 연결부) 등은 고장율이 좀 높은 부분이지요. 이러한 파트가 없어짐으로서 당연히 신뢰성은 그 만큼 증대됩니다.

또한 자체 결함이 없는 고품질의 Phase Shifter 나 T/R 모듈의 경우는 전체의 5 % 정도가 고장나도 레이다 전체의 기능은 이상 없이 작동하며 그 이상 고장나면 고장나는 숫자만큼의 효율이 점차 감소할 뿐 레이다 자체의 기능이 모두 정지하는 일은 없지요. (참고로 액티브형의 경우는 Passive 와 달리 고장율이 가장 높은 고전압 파워 서플라이, TWT 트랜스미터가 아예 없어져 버려서, 패시브형보다도 훨씬 높은 -획기적인- 신뢰성을 확보하였습니다)

(3) Low Antenna RCS. (낮은 안테나 RCS)

이 부분은 지난 번 RCS 관련 글에서도 언급했었는데, 기계식 평판 안테나는 좌우, 상하로 움직이면 스캔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적 레이다 전파를 가장 잘 반사하는 위치에 왔을 경우 RCS 값이 수백m2을 넘을 수 있을 정도로, 스텔스성이 취약하지요. 이에 비해 ESA 안테나는 아래에서 위로 약간의 경사각을 주어 평면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전투기, 폭격기의 전면 RCS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지요.


패시브형 ESA 라도 아주 괜찮아 보이지요? 허나 전투기 레이다의 경우는 액티브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스텔스성 전장 환경이 별로 중요하지 않고 시스템인 대형인 지상, 함상용 ESA 레이다와 달리, 전투기 레이다는 액티브형과 패시브형의 차이는 결정적으로, 이미 80년대에, 액티브형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결론이 난 상태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미래의 하늘을 주름잡을 액티브 ESA 레이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합니다.

이상으로 40탄을 마칩니다. 그럼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