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격” 대신 “날 따르라”…지휘관만 전사
엔테베 구출작전은 그야말로 전광석화(電光石火)와 같은 작전이었다. 인질범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작전이었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손자병법 병세(兵勢) 제5편은 아주 빠르게, 아주 거세게 몰아칠 때 얻을 수 있는 세(勢)를 말하고 있다. 세차게 흐르는 물이 돌을 떠내려가게 하는 데까지 이르는 것은 세다(激水之疾至於漂石者 勢也). 사나운 새가 공격을 해서 먹이의 뼈를 꺾는 것이 절이다(<9DD9>鳥之擊 至於毁折者 節也). 이러므로 잘 싸우는 자는 그 세가 험하고 그 절이 짧다(是故善戰者 其勢險 其節短).
------------------------------------------------------------------------------------------------------중국 병법에서 세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세를 얻어야 승리하며 세를 얻지 못하면 패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세를 얻을까 고민하고 훈련한다.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인 ‘파죽지세(破竹之勢)’는 특히 유명하다. 세는 아주 거세고 빠를 때 나온다. 태권도 선수가 벽돌을 격파할 때처럼 아주 짧은 시간에 절도 있게 힘을 가할 때 세는 극대화한다. 즉 기세험(其勢險)과 기절단(其節短
)이 동시에 딱 들어맞아야 한다. 엔테베 구출작전은 바로 이 두 가지가 정확히 들어맞은 전형적인 작전이라 할 수 있다. 정부조직의 신속한 대응(其勢險)과 과감한 결심(其節短), 그리고 작전부대의 치밀하며 집중적인 훈련(其勢險)과 민첩한 작전수행 및 치명적인 사격(其節短) 등이 작전의 성공요소다.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보호하는 일이라면 아무리 여론이 나쁘고 불가능의 난관에 닥치더라도 목숨을 건다. 한 명의 포로라도 구하기 위해 땅 끝까지 추적하며 무슨 일이든 하고야 만다. 자국민을 결코 포기하는 일이 없다. 이런 조국이었기에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에 미국 내 이스라엘 유학생 8000명을 비롯해 유럽과 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공부하던 유학생들이 서둘러 조국을 향해 달려갔다.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도 많았다. 런던의 지원자 창구로 사용되었던 렉스하우스는 수백 명의 직장 젊은이가 서로 조국으로 들어가려고 북새통을 이뤘다. 네타냐후 중령은 평소 이런 말을 즐겨했다. “나, 그리고 이스라엘의 청년들은 이 나라를 지켜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것이 다음 세대를 위한 위대한 책임이다.”
------------------------------------------------------------------------------------------------------해외에서 억류된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은 해당 국가의 입장은 물론 국제적·외교적 파장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사안이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이에 대해 “우리는 이렇게 해야만 국가로서 살아남을 수 있다. 600만 유대인이 학살될 때 당신네들은 어디에 있었는가”라고 묻고 있다.
------------------------------------------------------------------------------------------------------연평도 피격사건 이후 한국청소년미래리더연합에서 전국 중·고생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참전한다 혹은 돕는다가 19.5%, 해외로 도피한다가 58.1%, 국내에 남는다 21.6%,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해외로 도피하려는 사람이 과반수다. 조국이 내게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조국이 나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를 곰곰이 씹어보게 하는 내용이다. 손자가 말한다. 세상의 리더들이여,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구성원들에게 무엇을 요구하기 전에 내가 구성원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는가를. 위기 시에 충성은 평시의 신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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