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밀리터리/레이더/센서/전자

땡칠이 씨리즈 39탄 - 전자주사(ESA) 레이다

땡칠이 씨리즈 39탄. 전자주사(ESA) 레이다.

이번 글에서는 회원 여러분들이 많이 궁금해 하던 전자주사 레이다를 다루었습니다. 전자주사 레이다의 특징과 장점, 패시브형과 액티브형의 차이점 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지요.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안테나를 기계적으로 회전시켜 빔의 방향을 제어하지 않고 전자적으로 빔의 방향을 제어하는 레이다를 전자주사 레이다라고 합니다.

ESA 라고 하는데, Electronically Steered(Scanned) Array 의 약자입니다. 먼저 37탄에서 설명한 대로 Array 는 안테나 용어로서 어레이 뒤에는 안테나란 단어가 생략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지요. ESA 와 대비되는, 현재 일선 주력 전투기의 레이다로 사용되는 기계적으로 안테나를 움직이며 빔을 제어하는 방식을, Mechanically Steered(Scanned) Array, MSA 라고 합니다.

엄밀히 말해 이러한 변화의 시작은 안테나 부분에서였습니다. 1960년대부터 활발하게 연구되기 시작하여 70년대 말부터 실용화가 되었지요.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의 레이다인 AN/MPQ-53 과 해군 이지스함의 레이다인 AN/SPY-1 계열 레이다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들은 모두 Passive 형 ESA 레이다입니다. 처음 등장할 때는 패시브, 액티브로 나누지 않고 그냥 Phased Array 라고 불렀지요. 요즘엔 액티브형은 이 앞에 Active를 붙여서 Active Phased Array 라고 하지요.

Passive 형의 경우는 안테나 부분에 그 변화가 한정되었습니다. 안테나 파트만을 제외하면 하드웨어 구성은 기존의 MSA (기계식) 레이다와 별 차이가 없지요. 허나 Active 형에 와서는 기존의 내부 구성품들을 하나의 칩으로 집적하여 안테나를 제작함으로써 내부구조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지요. 따라서 Active 형부터는 안테나만의 특성이라고 부를 수 없게 되었지요. 하드웨어 전체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아래 그림을 봅시다.

 

 

그림에 나타난 대로 안테나를 제외한 내부구조는 별 차이가 없지요. 아래쪽 패시브형 그림에 프로세서 부분이 생략되어 있지만, 모두 독립적인 transmitter 파트와 Receiver 파트를 갖고 있는 게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반면 Active 형은 크게 다르지요. 아래 그림을 봅시다.

 

 

패시브형과 달리 Receiver 파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은 하나의 칩으로 집적되어 안테나에 붙어 있게 되어 텅빈 듯한 구조를 하고 있지요. 패시브형의 안테나 구성은 Phase Shifter 라고 해서 빔의 방향을 조절하는 역할밖에 하지 못합니다. 허나 액티브형의 안테나 구성은 Transmit/Receiver(T/R) Module 이라고 해서 빔의 편향은 물론 자체적으로 (저전압으로도 만족할 만한) 전파를 발생시켜 여러 가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요. 이 Phase Shifter 나 T/R 모듈 말단에 전파를 방사하는 Radiating Element(=Radiator)을 붙여서 최소단위를 만들고, 그걸 수백, 수천개 씩 지지대에 부착하여 안테나를 구성하게 됩니다(위 그림 참조). 이전에 여러 차례 언급한 대로 Phase Shifter 와 T/R 모듈은 그 기술적 난이도, 제조공정상의 어려움 등에 있어 현격한 격차를 지니고 있답니다.
(참고로 전투기용 레이다로는 Active 형 외에 대안이 없으며, Passive 형으로는 미래 전장 환경에서 생존이 어렵다고 일찌감치 결론이 난 바 있습니다)


Active 와 Passive 형의 차이점은 나중에 보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고, 어떻게 하여 전자적으로 빔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봅시다. MSA 레이다가 ESA 레이다로 가려면 안테나 부분에 있어 2 가지 큰 난제를 해결해야만 가능합니다.
첫 번째는 빔을 원하는 뱡향으로 전자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전투기처럼 고기동을 하는 경우 그 움직임을 보정하여 빔을 안정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지상과 함상에서 운용하는 ESA 레이다의 경우 두 번째“빔 안정화” 방법이 별 문제가 안되지만(육상은 고정, 함정용은 롤링이 속도가 느리다), 고기동 물체인 전투기의 경우 그야말로 난제 중의 난제였지요.

두 가지 문제들은 모두 디지털 공학에 의해 해결되는데, ESA 레이다(액티브형, 패시브형 공통)는 빔의 방향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전용 디지털 프로세서를 갖고 있습니다. 이걸 Beam Steering Controller(BSC) 라고 하지요. BSC 는 안테나의 정면방향(Broadside Direction:스캔시 안테나가 가장 넓은 볼륨을 나타내는 방향)을 기준으로 하여 빔을 변화시키는 각도를, 안테나 전체 평면을 그 각도 만큼 이동시킨 값으로 보정하여 빔의 이동각을 계산하게 됩니다. 참고로 BSC에서 연산되는 수식을 보자면 아래 그림과 같지요.


 

 

다음, 두 번째, 빔의 안정화(Beam Stabilization) 문제. 기존 전투기의 기계식 레이다를 봅시다. 소형 안테나를 정밀 유압모터가 상하좌우로 움직여서 빔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3세대 급 전투기의 레이다 유압모터(보통 gimbal drive motor라고 함)는 1초에 최대 100 - 150 도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작동 속도가 빠르지요. 이 유압모터에는 일반 전차포나 함포의 안정화에 이용되는 자이로 시스템과 같은 원리의 rate-intergating gyros 가 붙어 있어, 전투기의 비행자세에 따른 변화량을 보정하여 빔을 안정화시키지요. 아날로그적이지만 신뢰도가 높고 별달리 신경쓸 필요가 없는 편리한 장치이지만, ESA 레이다의 경우 평면 구조 안테나가 비행기 앞부분 구조물에 단단히 구정되어 있는 관계로 이렇게 아날로그적으로는 전혀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ESA 레이다에선 전투기의 비행자세가 변화할(Pitch, Roll, Yaw) 때마다, 내부 센서에 의해 모두 그 변화량을 감지하여야만 합니다. 그 값을 디지털화하고 다시 이 값이 프로세서로 보내져 각각의 Radiator 의 위치 변화값을 계산하고, 이 값을 Phas shifter 나 T/R 모듈로 보내서 빔의 각을 실제로 조절하여, 빔을 안정화시키게 되지요. 말 할 것도 없이 엄청난 속도의 프로세서가 방대한 양의 수학적 계산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한 예로 마하 2급, 9G 운동성의 전투기가 극심하게 기동할 경우 전투기의 비행자세를 상쇄하려면, 1개의 라디에이터 위치를 1초에 몇 번씩이나 수정계산 되어야 하는가 따져보니까 무려 2,000 회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요. 이걸 “Resteer Rate” 라고 하지요. 1개당 1초에 2천회입니다. F/A-22 의 AESA 레이다인 AN/APG-77 은 현재 개발중인 전투기 레이다로는 가장 많은 2천 개의 T/R모듈을 갖고 있으니까, 1초에 “2천 X 2천 =4백만” 번의 빔편향 재조정(resteer)이 수행되어야 하는 셈이지요.

말이 그렇지 장난이 아니지요. 1회의 resteer 에는 센서의 감지, 기록, 기록된 자료의 디지털화, 다시 이 자료가 프로세서로 보내져 각각의 radiator(T/R 모듈 말단에 붙은)의 위치를 계산하고 다시 T/R 모듈에 그 명령이 전해져, 실제로 빔이 재편향되는 과정까지, 그 모든 과정이 바로 1 Resteer 랍니다. 그런 resteer를 초당 2천개씩, 그것도 T/R 모듈 수 만큼 곱해서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면 얼마나 복잡한지 이해가 되겠지요.
하지만 이 난제도 해결되었지요. 여러분이 컴퓨터 관련하여 알고 있는 대로, ESA 레이다의 경우도, 눈부신 프로세서의 연산속도 향상에다가, 시스템을 복수의 프로세서를 병렬로 설계하고, 고속 병렬 처리를 지원하는 OCCAM 언어 같은 툴을 사용하여, 컴퓨터의 연산속도가 딸리는 경우는 없게 되었답니다.


* ESA 레이다의 종류.

(1) Passive ESA (PESA)
(2) Active ESA (AESA)
(3) True-Time-Delay ESA (TTD ESA)

다 아는 내용이지만, ESA, 레이다는 보통 위와 같이 3 종류로 분류할 수 있지요. 각각의 내용에 대해서는 Passive 형(40탄), Active 형(41탄), TTD ESA(42탄)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지요. 몇 일 간격으로 계속 올릴 예정이니 참고 바랍니다.